“그땐 왜 그리 열광했을까?” 편의점 오픈런을 부른 ‘두바이 초콜릿’과 희소성 마케팅의 경제학
불과 얼마 전, 대한민국 온 동네 편의점 앱을 켰다 껐다 하며 ‘재고 조회’를 누르고, 아침 일찍 집 앞 편의점으로 오픈런을 하던 우리의 모습을 기억하시나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원가의 몇 배나 되는 가격에 거래되던 ‘두바이 초콜릿’ 이야기입니다. “맞아, 이때 정말 이거 한 번 먹어보려고 난리였지!” 하며 미소 짓게 되는 그때 그 뜨거웠던 열풍, 다시 돌아보니 어떠신가요? 단순한 디저트 유행을 넘어 소비 심리를 쥐락펴락했던 이 현상 속에 숨겨진 재미있는 경제학 이야기를 다시 한번 짚어봅니다.
📌 Fact Sheet: ‘두바이 초콜릿’ 글로벌 바이럴의 시작과 전개
- 시작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디저트 브랜드 ‘픽 디저트 쇼콜라티에(Fix Dessert Chocolatier)’가 출시한 제품으로, 두껍고 바삭한 중동식 얇은 국수 ‘카다이프(Kadaif)’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초콜릿 안에 채워 넣은 것이 특징입니다.
- 바이럴 계기: 2023년 말, 유명 틱톡커 마리아 베헤라(Maria Vehera)의 먹방 ASMR 영상이 전 세계적으로 7,0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신드롬이 시작되었습니다.
- 국내 현황: 정식 수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원재료인 ‘카다이프’ 품귀 현상이 발생해 수제 제작법(DIY)이 확산되었고, 이후 편의점 업계(BGF리테일, GS리테일 등)가 발 빠르게 유사 상품을 출시하며 오픈런 대란을 유도했습니다.
* 참고 출처: Fix Dessert Chocolatier Official / 글로벌 마켓 리포트 (2024)
단순한 맛 때문이 아니다? ‘희소성 마케팅’의 심리학
두바이 초콜릿의 본질은 맛 그 자체보다는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갈망’을 자극하는 경제학적 메커니즘에 있습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희소성 효과(Scarcity Effect)’라고 부릅니다. 공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할 때 소비자는 해당 재화의 가치를 실제보다 훨씬 높게 평가하게 됩니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시장에서 두바이 초콜릿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SNS 상에서 나를 돋보이게 하는 ‘소셜 화폐(Social Currency)’ 역할을 했습니다. “나 이거 구했어!”라는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심리적 만족감은 초콜릿 가격을 상회하는 가치를 제공했던 것입니다.
공급망의 한계가 만든 의도치 않은 ‘헝거 마케팅’
본사인 ‘픽 디저트 쇼콜라티에’는 대량 생산 공장을 돌리지 않고 매일 한정된 수량만 수작업으로 만들어 현지 배달 앱을 통해서만 판매하는 방식을 고수했습니다. 이러한 물리적 한계가 자연스럽게 ‘헝거 마케팅(Hunger Marketing)’으로 이어졌고, 국내 편의점들이 카다이프 대신 건면 등을 사용한 대체 상품을 긴급 수동 수급하게 만들었습니다. 소비자들은 오리지널을 구하지 못하는 갈증을 대체품 구매로 해소하려 했고, 이는 편의점 업계의 유례없는 매출 견인 효과를 낳았습니다.
👇 두바이 초콜릿 신드롬의 시초, 마리아 베헤라의 오리지널 영상 다시 보기
트렌드는 가고, 경험은 남는다
유행의 주기가 극도로 짧아진 현대 사회에서 두바이 초콜릿 열풍은 어느덧 한풀 꺾였고, 이제는 시장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대중적인 간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그거 구하려고 고생했지” 하는 경험적 추억과, 품절 대란 속에서 느꼈던 도파민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기억 속에 축적되어 있습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기발한 디저트와 마케팅 기법이 우리의 지갑을 열게 만들지, 경제학적 관점에서 시장을 지켜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